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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드라마

사카모토 유지 드라마 정리, 최고의 이혼부터 콰르텟까지 작품별 대사 스타일·주제 비교

by 드라마틱5 2026. 10. 16.

일본 드라마를 몇 편 보다 보면 "이 대사, 어디서 들어 본 말투인데" 싶은 작품들이 있습니다. 쓸데없어 보이는 수다가 길게 이어지다가 갑자기 한 문장이 마음을 찌르는 드라마요. 그중 상당수가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의 작품입니다.

이 글은 「최고의 이혼」을 중심으로 사카모토 유지의 대표 드라마들을 모아, 작품마다 대사가 어떤 식으로 쓰였는지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를 비교한 정리입니다. 결말은 다루지 않았어요.

포스터 자료: 최고의 이혼(IMDb) · Mother(Wikipedia) · 콰르텟(TMDB) · 비교 편집: 드라마틱

포스터 자료: 최고의 이혼 (IMDb) · Mother (Wikipedia) · 콰르텟 (TMDB) / 비교 편집: 드라마틱

19세에 데뷔한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는 1967년 오사카 출생으로, 1987년 제1회 후지TV 영 시나리오 대상을 19세에 받으며 데뷔했습니다. 23세에 쓴 「도쿄 러브스토리」(1991)가 최고 시청률 32%를 기록하며 사회 현상이 됐고, 한동안 "트렌디 드라마의 명수"로 불렸죠. 2016년부터는 도쿄예술대학 대학원에서 각본을 가르치고 있어요. 데뷔 초에는 원작이 있는 작품도 썼지만, 이 글에서 다루는 2010년 이후 대표작들은 대부분 그가 처음부터 직접 쓴 오리지널 각본이라는 점도 기억해 둘 만합니다.

흥미로운 건 2000년대 후반부터 작품의 결이 크게 바뀐다는 점입니다. 아동 학대, 범죄 피해자와 가해자 가족, 싱글맘의 생활처럼 무거운 사회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오리지널 각본이 이어졌고, 2010년대 중반 이후에는 일상 대화 자체가 드라마의 중심이 되는 작품들이 나옵니다.

대표작 비교표: 대사 스타일과 주제

작품 (방송사, 연도)대사 스타일중심 주제
도쿄 러브스토리 (후지TV, 1991)감정을 그대로 던지는 직설형. 고백과 엇갈림이 대사로 드러남도시 청춘의 연애와 엇갈림 (사이몬 후미 만화 원작)
Mother (니혼TV, 2010)짧고 절제된 대사, 말보다 침묵이 긴 장면이 많음학대받는 아이와 모성이라는 이름의 억압
그래도, 살아간다 (후지TV, 2011)길게 이어지는 독백과 편지, 머뭇거리는 말범죄 피해자 가족과 가해자 가족의 만남
최고의 이혼 (후지TV, 2013)끝없이 이어지는 말다툼형 수다, 사소한 습관에 대한 집요한 관찰결혼과 가족이라는 제도의 모양
Woman (니혼TV, 2013)생활 속 짧은 대화, 아이와 나누는 말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와 사회 안전망
콰르텟 (TBS, 2017)식탁 위 잡담 속에 복선과 거짓말을 숨기는 대화극어른들의 비밀, 짝사랑, 꿈의 유통기한
오오마메다 토와코와 세 명의 전 남편 (간사이TV·후지TV 계열, 2021)네 사람이 동시에 떠드는 리듬감 있는 코미디 대사이혼 후에도 이어지는 관계, 혼자 사는 삶

대사 스타일 칸은 작품을 비교하기 위해 제가 정리한 표현입니다. 같은 작가라도 작품마다 말이 쓰이는 방식이 꽤 다르다는 점을 보여 주려는 의도예요.

최고의 이혼에서 시작하면 좋은 이유

「최고의 이혼」은 2013년 후지TV에서 방송된 작품으로, 이혼한 부부 미츠오와 유카, 그리고 또 다른 부부 아카리와 료, 네 사람의 관계를 그립니다. 이 작품으로 사카모토 유지는 더 텔레비전 드라마 아카데미상 각본상을 받았어요.

이 드라마가 입문작으로 좋은 이유는 사카모토 유지 대사의 특징이 가장 경쾌한 형태로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미츠오는 사소한 생활 습관 하나로 몇 분씩 불평을 늘어놓고, 그 말이 웃기게 들리다가도 어느 순간 관계의 본질을 건드립니다. 무거운 사회극부터 시작하면 지칠 수 있는데, 「최고의 이혼」은 웃음이 먼저 오고 생각은 나중에 따라오는 작품이에요. 네 인물이 각자 자기 방식으로 상대를 오해하고 있다는 점이 회차가 쌓일수록 드러나는 구조라, 인물 한 명 한 명의 말버릇을 기억해 두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2018년 KBS2에서 한국판으로 리메이크되기도 했습니다. 일본판과 한국판의 분위기 차이가 궁금하다면 한국판 최고의 이혼 리뷰를 함께 읽어 보셔도 좋겠습니다.

시기별로 달라진 세 가지

1) 사랑의 장소: 도시에서 집 안으로

「도쿄 러브스토리」의 사랑은 거리와 회사 같은 도시 공간에서 벌어집니다. 반면 「최고의 이혼」이나 「콰르텟」에서는 거실과 식탁, 별장 같은 집 안 공간이 중심이에요. 사랑이 "만나는 일"에서 "같이 사는 일"로 옮겨 간 셈입니다.

2) 사회 문제를 다루는 방식

「Mother」, 「그래도, 살아간다」, 「Woman」은 사회 문제를 다루지만 고발하는 말투가 아닙니다. 인물이 문제를 설명하기보다 그 상황 속에서 밥을 먹고, 일하고, 말을 고르는 모습을 오래 보여 줍니다. 이 시기 작품 중 「Mother」와 「Woman」은 해외에서도 리메이크됐고, 「Mother」는 2018년 tvN에서 한국판으로 만들어졌어요. 그중 「그래도, 살아간다」는 피해자 가족과 가해자 가족이 마주한다는 설정 자체가 쉽지 않은데, 두 사람이 말을 꺼내기까지 오래 머뭇거리는 장면들로 그 거리를 보여 줍니다. 이 작품 역시 더 텔레비전 드라마 아카데미상 각본상을 받았습니다.

3) 대화가 곧 사건이 되는 작품

「콰르텟」과 「오오마메다 토와코와 세 명의 전 남편」에서는 큰 사건보다 대화 자체가 이야기를 움직입니다. 가라아게에 레몬을 뿌리느냐 같은 잡담이 인물의 성격과 관계를 드러내는 장치로 쓰이는 식이죠. 제 생각에는 이 시기 작품이 사카모토 유지 대사의 가장 완성된 형태로 읽힙니다.

취향별로 고르는 첫 작품

  • 가볍게 웃으면서 시작하고 싶다면: 최고의 이혼 → 오오마메다 토와코와 세 명의 전 남편
  • 미스터리와 대화극을 좋아한다면: 콰르텟
  • 묵직한 가족 드라마를 원한다면: Mother → 그래도, 살아간다
  • 90년대 일드 감성이 궁금하다면: 도쿄 러브스토리

90년대 트렌디 드라마를 좋아하신다면 같은 시기의 롱 베케이션 리뷰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고, 인물의 일상을 느린 호흡으로 따라가는 일본 드라마가 취향이라면 나기의 휴식 리뷰도 참고해 보세요.

자주 받는 질문

Q. 최고의 이혼은 본편 11화로 끝인가요?
A. 본편 방송(2013년 1~3월) 뒤에 2014년 2월 스페셜 편이 한 번 더 방송됐습니다. 본편을 다 보신 뒤 이어서 보시면 됩니다.

Q. 한국 리메이크와 일본 원작 중 무엇부터 보는 게 좋을까요?
A. 정답은 없지만, 대사의 리듬을 느끼고 싶다면 원작부터 권합니다. 사카모토 유지 작품의 매력은 줄거리보다 말맛에 있어서, 원작의 말투를 먼저 들어 두면 리메이크에서 무엇이 바뀌었는지가 더 잘 보여요.

영화로 넘어간다면

사카모토 유지는 영화 각본도 썼습니다. 대학 시절 만난 두 사람의 5년 연애를 그린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2021),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함께한 「괴물」(2023)이 대표적이고, 「괴물」로는 칸 영화제 각본상을 받았어요. 드라마에서 익숙해진 대사의 리듬이 영화에서는 어떻게 압축되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하나의 감상법입니다.

참고: 위키백과(일본어) 「坂元裕二」, 나무위키 「사카모토 유지」, 교보문고 작가 소개, 씨네21 인터뷰(2023.11). 위키백과 坂元裕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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