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리뷰17 감사합니다 드라마 (오피스수사, 신하균, 결말리뷰) tvN 드라마 「감사합니다」는 2024년 7월부터 8월까지 12부작으로 방영된 오피스 수사 드라마입니다. 처음 제목을 봤을 때 '감사'가 고마움을 뜻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조직의 규율과 재정을 조사하는 감사(監査, Audit)였습니다. 그 반전이 이 드라마 전체의 태도를 상징하는 것 같아서, 첫 화부터 묘하게 마음을 잡아당겼습니다.냉혈한 팀장과 MZ 신입, 이 조합이 생각보다 훨씬 잘 맞았습니다감사실(監査室)이라는 공간이 드라마의 주 무대로 등장한 것 자체가 저에게는 낯선 경험이었습니다. 감사실이란 기업 내부의 비위와 불법 행위를 조사하고 내부 통제를 담당하는 부서로, 쉽게 말해 '조직 안의 감시자'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경찰도 검사도 기자도 아닌 회사 내부 감사팀을 주인공으로 세운 드라마는 제.. 2026. 5. 28. 돌풍 리뷰 (운동권 괴물론, 정치혐오, 피카레스크) 솔직히 저는 「돌풍」을 보기 전까지, 이 드라마가 단순한 정치 스릴러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12부작이라는 것만 알고 틀었는데, 1화부터 대통령 시해 시도가 나왔습니다. '이게 주인공이 하는 짓이라고?' 싶어서 멈추지를 못했습니다. 다 보고 나서 든 생각은 하나였습니다. 이 드라마가 단순히 재미있는 척하면서, 사실은 꽤 불편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운동권 괴물론, 예상보다 훨씬 직설적이었습니다일반적으로 한국 정치 드라마에서 민주화 운동 출신 인물은 도덕적으로 흠 없는 주인공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 공식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는데, 「돌풍」은 그 공식을 정면으로 깨버립니다.국무총리 박동호, 경제부총리 정수진, 대통령 장일준. 이 셋은 모두 민주화 운동을 함께한.. 2026. 5. 27.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누명, 원작 비교, 결말) 10년이라는 시간을 빼앗긴 사람에게 뒤늦은 무죄 판결이 과연 위로가 될 수 있을까요. 2024년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은 저에게 바로 그 질문을 집요하게 던진 작품입니다. 시신조차 발견되지 않은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린 한 청년이 10년 뒤 출소해 진실을 역추적하는 이야기로, 변영주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라는 점도 개인적으로는 꽤 큰 기대를 갖게 했습니다.누명, 그리고 한 사람의 청춘이 부서지는 방식드라마를 보기 전에 원작 소설을 먼저 읽었습니다. 독일 추리소설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답게, 원작은 사회파 미스터리(social mystery) 특유의 촘촘한 다층 서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여기서 사회파 미스터리란 단순히 범인 찾기에 그치지 않고, 사건 뒤에 놓인 사회.. 2026. 5. 26. 취사병 전설이 되다 (원작 비교, 드라마 각색, 성장 서사) 군대 드라마에서 밥이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요?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총 대신 식칼을 들고, 탄띠 대신 앞치마를 두른 이등병이 전설이 된다는 설정이 과연 먹힐지 솔직히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tvN·티빙에서 2026년 5월 11일부터 방영 중인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게임식 상태창 시스템과 요리라는 조합으로 군대물이라는 장르를 꽤 영리하게 비틀어 놓은 작품입니다.원작과 드라마, 어디서 갈리는지 알아야 덜 헷갈립니다원작 웹소설과 웹툰을 먼저 접하고 드라마를 보신 분들이 가장 많이 혼란스러워하는 지점이 바로 히로인 구도입니다. 제가 웹소설을 먼저 훑고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는데, 인물 배치가 꽤 다르게 느껴져서 처음에 좀 당황했습니다. 원작 웹소설의.. 2026. 5. 18. 눈물의 여왕 (시청 후기, 서사 분석, 비석 엔딩) 주말 밤에 별생각 없이 1화를 켰다가,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떠보니 6화까지 봐버린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그게 〈눈물의 여왕〉이었습니다. 2024년 tvN에서 방영된 이 드라마는 16부작 내내 화제성 1위를 놓치지 않았는데, 직접 봐보니 그 이유가 단순히 배우의 인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전형적인 설정인데, 왜 이렇게 빠져드나처음 드라마 소개를 접했을 때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재벌 3세 아내, 시골 출신 남편, 이혼 위기, 시한부 병"이라는 소재는 하나하나 떼어보면 한국 드라마에서 수없이 반복된 설정이니까요. 그런데 막상 보니 톤이 달랐습니다.초반부는 블랙 코미디(black comedy)에 가까운 감각으로 진행됩니다. 블랙 코미디란 어둡거나 불편한 상황을 웃음의 소재로 끌어올리는 장르.. 2026. 5. 14. 이번 생은 처음이라 (계약결혼, 현실로맨스, 하우스푸어)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 대출 상환 일정을 먼저 따지는 사람, 이상하다고 생각하셨습니까? 저는 이 드라마를 보기 전까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생은 처음이라〉를 보고 나서, 그게 사실은 꽤 현실적인 감각이라는 걸 인정하게 됐습니다. 2017년에 방영된 tvN 월화드라마로, 집 없는 보조작가와 집은 있지만 2048년까지 대출을 갚아야 하는 하우스푸어가 계약 결혼을 선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계약결혼이 로맨틱해 보이지 않았던 이유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계약 결혼이라고 하면 보통 드라마에서 '설레는 장치'로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그 설정을 꽤 건조하게 가져옵니다. 남세희(이민기)와 윤지호(정소민)가 계약서를 꺼내 드는 장면은 낭만적이기보다는, 월세 분담과 가사 노동 비율을 .. 2026. 5. 12. 이전 1 2 3 다음